1900~1960년대

이 시기의 물 이용은 일본인 학자들이 저술한 단행본, 통계(제주도세요람), 학술조사 보고서 등의 기록에 비교적 소상하게 서술되어 있다. 또한, 서귀포시 서호동「절곡지물」과 영천동의「돈내코물」, 제주시 이호동

「덕지답물」, 북제주군 애월읍「하물」 등에는 용천수를 개수(改修)하거나 치수(治水)에 기여했던 사람의 공적 또는 사업의 내용을 기리기 위해 세워 놓은 비문들이 아직까지 보존되어 있어 당시의 용천수 이용상황을 전해주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제주도와 제주시 우당도서관에서 이 시기에 일본인들에 의해 저술된 제주도 관련 단행본 일서(日書)를 번역판으로 발간함으로서 당시의 물 이용과 세련된 내용 파악이 용이하게 되었다.
이 시기의 물 이용역사에서 특이할 만 한 것은 서귀포시 일부지역(정방·서호·상효)에 간이수도가 시설되어 있었다는 점이다(濟州島勢要覽, 1937, 1939). 제주도 수도의 효시인 정방간이수도는 1926년 5월에 일본인 사이고(西鄕武十)의 공적에 힘입어 시설되었는데, 현재 정방수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용천수를 자연유하식으로 송수하여 서귀동 일부지역에서 이용하였다. 서호·호근 간이수도는「절곡지물」을 수원으로 1927년 7월에 완성되었으며, 토평·하효·신효 간이수도는「돈내코물」을 수원으로 1932년 7월 30일에 완성되었다. 서호·호근 간이수 도의 시설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비가 서호리 마을에 현재도 보존되어 있으며, 향토사를 연구하는 김영희(金永禧)씨는 서호수도의 역사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또한, 토평·하효·신효 간이수도의 경우는 돈내코수원지 곁 북측 암벽에 당시 수도시설 공사와 관련된 내용이 새겨져 있다. 1930년대 제주도의 모습을 수록하고 있는『제주도의 지리적 연구(마수다이치지 저)』에 의하면, 제주도의 음료수 이용은 원시적 형태이며 당시의 물 이용형태는 용천수 사용지역, 우물 물 사용지역, 빗물사용지역, 간이수도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었던 것으로 서술되어 있다. 특히, 용천수를 길어다 파는 일도 있었는데, 1934년과 1935년에는 용천수를 중심으로 물 운반거리에 따라 4등급으로 구분하여 물 값을 받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아울러, 우물은 성산포지역에 12개(일본인 개인용 9개, 한국인 개인용 1개, 공동우물 1, 공동 세탁용 1개)가 시설되어 도내에서 가장 많았으며, 정의면 수산리(현 성산읍 수산리)의 경우 봉천수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참항」에 의해 빗물을 항아리에 받아 저장하여 사용하기도 하고, 참항에 의해 받은 빗물을 마을 공동 물탱크에 저장해 두었 다가 사용하는 지극히 원시적 형태로 물을 이용한 것으로 기록하고있다. 1937년 9월∼10월까지 일본중앙공업시험소에서는 제주도의 공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수원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조사에서는 제주도 각 지역의 지형 및 지질구조를 비롯하여 수문지질조사, 60개소의 우물·용천수에 대한 수질성분조사, 시추조사 3개소(대정·성읍·송당), 그리고 지역별 용천수 이용방안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한편, 용천수의 개발·이용과 관련된 기념비 또는 공덕비가 아직도 도 일원 34소에 보존되어 있다.
용천수나 봉천수에 의존하던 오랜 전통을 깨고 처음으로 상수도사업이 착수된 것은 1953년이었다. 이해에 제주시에서 착수한 금산수원개발사업은 4년 후인 1957년부터 수돗물을 공급하기 시작하였으며, 1959년부터는 간이상수도 시설을 위한 수원조사가 착수되었고, 제1수원지(산천단 용천수), 제2수원지(열안지 용천수) 및 외도수원지 공사가 1965년까지 계속사업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서귀·중문지역에도 상수도가 시설되고 애월·한림·모슬포에도 상수도 시설공사가 추진되었다.